빙하와 고대 바이러스
빙하와 관련해서 강연을 가거나 학생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 때, 심심치 않게 나오는 질문이 있다.
바로 빙하가 녹으면 그 밑에 잠들어있는 고대 바이러스가 나와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.
우선,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가 녹아서 땅이 드러나려면 적어도 몇 백년은 걸릴것 같고, 우리가 걱정을 해야하는 것은 고위도에 위치한 영구 동토층이 아닐까 싶다.
영구동토층
영구 동토층은 2년 이상 일년 내내 항상 얼어있는 땅으로, 고위도에 위치해 있으며, 지구 육지 표면의 14%를 차지한다 (출처: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블로그)
영구 동토층은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해빙되고 있는데, 2014년 시베리아에서는 땅 속 30m 아래에서 3만 년 된 고대바이러스 (피토바이러스 시베리쿰)를 발견했다. 이 바이러스는 보통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7배 크기(1.5마이크로미터)로 아메바를 죽일 수는 있지만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(출처: 일요신문).
2016년 8월 러시아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75년 전 죽은 순록들의 사체와 함께 ‘탄저균’이 활동해 수백 마리의 순록과 1명 사망 20명의 주민 격리되었다. 이 내용은 당시 언론에서 크게 다루었었는데, 기후변화와 탄저균이 합쳐져서 시민들의 걱정과 관심을 받은것 같다.
고대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의 장 미셸 클라베리 바이러스학과 교수 연구팀이 4만 8500년 전 시베리아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것이 있고,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,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는 고대 바이러스가 기존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보고하였다.
매머드 복원
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컬라슬(Colossal)은 영구동토층에서 발견한 DNA로 매머드를 복원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(출처: 극지연구소).
아직까지는 고대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보다는 연구의 대상으로 보는것이 맞는것 같다. 기후변화로 인해 벌어지는 시민들의 관심과 걱정이 음모론적으로 퍼지는 가십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위한 기반으로 작용되기를 바란다.